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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역사에 도전한다! 대전시티즌 U-18”

작성일 : 2018-03-20 10:45 작성자 : 김일태 (ccsd7@daum.net)

 지난 2월에 있었던 ‘제 39회 대한축구협회장배 전국대회’를 4강으로 마무리 한 충남기계공고. 본 대회 4강이상의 성적은 2014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점을 볼 때, 충분히 칭찬받을 만한 결과였다.

 

그러나 선수진과 코치진에게서 성취의 미소는 볼 수 없었다. 오히려 결승의 문턱에서 좌절한 것을 아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당시 아쉬움을 담고 대회를 마무리하는 그들의 뒷모습에서 다음의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

 

그 후 시간이 흘러 3월, 2018 K리그 주니어리그 개막에 앞서 충남기계공고의 오세종 감독을 찾아 시즌 전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 오세종감독이 말하는 이번 시즌

Q: ‘대한축구협회장배 대회’ 후기와 이번 시즌목표는 무엇인지 간략하게 부탁드린다.

 

A: 목표는 4강이었다. 목표는 이뤘지만, 패한 대건고와의 4강전이 아쉬웠다. 당시에는 충분히 이길 수 있을만한 경기라고 생각했고, 선수들도 많이 아쉬워하는 분위기였다.

 

현재는 자신감이 많이 차 있는 상태이며 누구랑 경기해도 우리만의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든다. 올 시즌의 목표는 전기리그 4위안에 들어 왕중왕전에 가는 것이다. 팀 역사상 아직 왕중왕전 진출의 경험이 없는데 올해가 도전할 적기라고 생각한다.

 

Q: 유성중(U-15팀)에 있을 때 많은 대회를 우승하고 U-18로 올라와 팀을 이끌고 있는데, 선수단을 운영하는 데 있어 본인만의 철학이 있는 지?

 

A: 첫째, 선수들과의 신뢰이다. 선수 한명 한명에게 본인이 관심과 신뢰를 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진심으로 코칭해주는 것이다. 그게 때로는 칭찬이, 엄중한 질책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진정성 있는 방식을 선수들이 믿고 잘 따라와 주고 있는 것 같다. 둘째, 인성을 지도해주는 것이다.

 

선수들은 프로팀의 유소년팀에 있다고 해서 방심하거나 거만해져서는 안 된다. 때문에 항상 겸손을 강조하고 있다.

 

셋째, 우리만의 훈련방식에 있다. 먼저 개개인의 장,단점을 명확히 체크해 개발 및 보완시켜주는 것이 있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대처할 수 있는 팀 전술을 반복적으로 훈련해 실전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Q: 시즌 첫 경기(3월17일) 포항제철고 상대로 준비한 게 있는 지?

 

A: 포항제철고는 냉정히 봤을 때 분야별로 우리보다 한 수 위인 부분이 많다. 그러나 최근 경기들을 보며 약점을 체크할 수 있었고 파고들 구석이 많다고 봤다. 내일 경기는 절대 물러서지 않고 전방압박을 통해 공격적으로 나설 생각이다.

Q: 이번 시즌 기대되는 선수가 있다면?

 

A: 모든 선수에게서 잠재력을 보고 있고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은 없다. 그러나 현재 팀의 포지션별로 코어역할을 해주는 선수를 언급하자면 어렵겠지만 다음과 같이 말 할 수 있다.


 수비는 중앙의 성민규 선수가 있다. 성민규 선수가 들어왔을 땐 후방의 안정감이 생겨 든든하다. 미드필드에는 중앙의 권혁이 있는데, 권혁선수는 볼 배급이 좋고 궂은일을 도맡아하는 팀의 중요한 존재다.

공격에는 서우민선수와 노건우선수가 있다. 서우민 선수는 현대 축구가 요하는 속도에 대응할 수 있는 폭발력이 있다.

 

또한 볼 센스가 탁월하다. 노건우 선수는 태생적인 테크니션이다. 박스 안에서 쉽게 당황하지 않는 침착함을 갖고 있다.

시간상 몇몇 선수들만 언급했지만 우리팀 모든 선수에게 기대하고 있다. 모든 선수가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Q: 마지막으로 팀의 색깔이나 장점을 정의한다면?


A: 끈끈함으로 묶인 단단한 팀으로 표현할 수 있다. 개개인 모두가 팀을 위해 헌신하는 게 특징이다.

 

현재 충남기계공고에 있는 선수들 중 다수는 유성중 때부터 오세종감독과 함께해왔다. 햇수로 치면 6년간 호흡을 맞춰 온 것이다.

 

그렇기에 오세종감독은 선수 개인의 특징을 디테일한 부분까지 정확히 알고 있는 듯하였으며,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를 명확히 보고 있었다.

■ 2018 K리그주니어 전기리그 개막(2018. 03. 17)

개막전의 상대는 포항제철고(포항U-18)였다. 홈에서 펼쳐진 이 날 경기에서 오세종 감독의 충남기계공고는 4-2-3-1의 전형을 기본 틀로 들고 나왔다.

 

골키퍼 장갑은 서민준이, 포백라인은 주장 김지훈, 성민규, 여재욱, 차영인으로 구성돼 후방을 지켰다.

 

중원에는 박세진과 권혁이 받쳐주고 양 측면에는 서우민과 김지섭이 섰다.

 

원톱자리에는 김상진이, 그 바로 뒤를 노건우가 서는 대형으로 상대골문을 겨냥했다.

 경기는 시작하자마자 대전의 분위기였다. 전반4분 10번 노건우가 드리블돌파로 얻은 프리킥을 6번 박세진이 빨랫줄 같은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전반전부터 강한 대전의 전방압박 때문에 포항은 빌드업을 하는 데 매우 애를 먹었고, 대전은 압박을 통한 역습과 간결한 전개로 경기를 주도해갔다. 잘 풀리던 전반은 43분 포항의 9번 고영준에게 실점하며 1:1동점으로 아쉽게 마무리됐다.

 

이어진 후반,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5분경, 대전의 세트피스에서 연결된 크로스가 제대로 처리되지 못해 난전상황이 벌어졌는데, 이를 9번 김상진이 집요하게 건드려 득점을 성공시킨 것이다.

 

그러나 3분 후 비슷한 패턴으로 실점을 내주며 다시 상대에게 기회를 주기 시작했다. 그 후 체력의 문제였던걸까. 전반전의 강한 전방압박은 다소 느슨해졌고 주도권은 포항에게 서서히 넘어갔다.

 

이후 포항이 2득점을 추가해 2:4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 아쉬움 속에 보인 한 줄기 빛

 홈에서 갖는 개막전이었기에 2:4패배는 아쉬운 결과였다.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주도적이었던 전반전과 다르게 후반전에는 상대팀에게 다소 밀리는 형세를 보이며 추가실점을 허용했다.

 

주도권을 끝까지 쥐지 못하고 상대에게 기회를 주었던 점에서 경기력의 일관성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이는 시즌 초반에 생기는 전술적 운용의 과도기이기에 점차 나아질 수 있는 점으로 볼 수 있다. 

 

 오히려 긍정적인 면이 더 많이 보인 경기였다. 첫째로, 올해의 충남기계공고는 'ONE TEAM, ONE GOAL'의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었다. 오세종감독이 말한 그대로였다. 선수들은 하나의 팀으로써,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다 같이 헌신적으로 움직였다.

 

선수들은 서로가 서로를 돕기 위해 플레이했고, 골을 넣었을 때 누가 할 거 없이 달려 나와 함께 기뻐했다. 둘째로, ‘공격적인 팀의 색깔’을 갖고 있었다. 올바른 방향성을 공유하는 가운데, 그들의 색깔은 매우 전투적이었다.

 

오세종감독이 주문한대로, 선수들은 굉장히 앞 선에서부터 강도 높은 전방압박을 가져가며 상대를 밀어부쳤다.

 

이 때문에 포항은 후방 빌드업부터 문제가 생겼으며, 경기의 호흡자체를 거칠게 가져갈 수 밖에 없었다.

 

압박을 통해 탈취한 후 역습은 간결했으며, 후방에서부터 이루어지는 빌드업도 중원과의 연계를 통해 쉽게 풀어나갔다. 이러한 압박축구는 적절한 타이밍에 주위 선수가 다 같이 이동하며 진행되어야하기 때문에 강도 높은 조직력훈련을 요구한다. 이러한 점을 볼 때, 충남기계공고의 선수들이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팀워크를 잘 다져왔음을 알 수 있었다.

 

선수들은 용감했으며, 자신들의 목표를 위해 거리낌 없이 몸을 던져 승리를 따내고자했다.

 전기리그는 4위안에 들어야 왕중왕전에 참가할 자격이 주어진다.

 

이번 경기를 통해 선수들의 야망과 희망을 동시에 엿볼 수 있었다.

 

과연 대전의 자줏빛소년들이 리그의 강호들을 제치고  팀 역사상 첫 왕중왕전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포인트가 될 것이다.